기자실 사용, 출입증 발급 등에서 차별대우를 하지 않도록 관행이나 제도를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 표명에도 서울고등검찰청과 서울고등법원은 4개월째 묵묵부답이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인권위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 마련을 촉구하는 질의서를 서울고검과 서울고법에 21일 우편으로 보냈다. 핵심 내용은 두 가지다.
- 서울고등검찰청/서울고등법원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표명에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 서울고등검찰청/서울고등법원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표명 관련 향후 ’기자실 운영 및 출입증 발급‘ 관행이나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계획인지.
<셜록>은 두 기관의 답변에 따라 향후 대응을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셜록>은 2020년 12월 18일 “서울고법과 서울고검이 법조 출입기자단 소속 기자 외에는 기자실 출입을 막고, 정보제공에 차이를 두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두 기관의 차별 내용은 ▲공식브리핑 자료와 보도자료 비공개 ▲노트북 사용 제한 ▲판결문 제공 서비스 제한 ▲출입증 발급 거부 ▲메일, 문자 서비스 제한 ▲기자실 사용 불허 등이다.
인권위는 <셜록>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피진정인들의 제도·정책·관행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올해 2월 판단했다.
인권위는 “청사와 기자실은 국유재산에 해당하므로, 국유재산을 관리하는 관리주체인 피진정인들은 국유재산의 사용 목적을 고려해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 차별을 하지 않고 제공해야 한다“면서 “언론사 간 차별적 대우로 인한 평등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문을 통해 지적했다.
이로부터 4개월이 지났지만, 서울고검과 서울고법은 새로운 공보 정책이나 법조 기자단 운영 관련 특별한 개선안을 내놓지 않았다. 여전히 기존 법조기자단이 기자들의 기자실 이용과 검찰 출입 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미디어언론위원회도 지난 4월, 인권위 의견표명 관련 제도 개선 계획이 있는지 서울고검과 서울고법에 질의했다. 민변 역시 6월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민변 미디어언론위원회 최용문 법무법인 예율 변호사는 “고검과 고법이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답변하지 않은 건 타당하지 않은 일”이라며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고민이 깊을 수 있겠지만, 국가기관으로서 공식적으로 보낸 질의에 대해 답변을 줘야한다“고 지적했다.
<셜록>은 서울고검과 서울고법으로부터 답변이 오는 대로 보도할 예정이다. 더불어 검찰과 법원이 차별 없는 공보활동을 하도록 여러 감시와 노력을 할 계획이다.
<셜록>과 <뉴스타파>는 지난 2021년 3월, 서울고검을 상대로 ‘출입증 신청 거부를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정용석)는 지난 9일 “피고(서울고등검찰청)가 2020년 12월경 원고(<셜록><뉴스타파>)에 대하여 한 기자실 사용 및 출입증발급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법조기자단에게만 출입증을 발급하고 기자실을 사용하게 하는 건 “특혜”라고 판단했다.
[관련 기사 보기 – 검찰 출입, 기자단이 결정.. 법원 “법치행정상 허용 안 돼”
<미디어오늘>이 서울고법을 상대로 제기한 ‘출입증 발급 등 거부처분 취소’ 소송의 항소심 선고는 7월 13일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