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환자가 휘두른 칼에 찔려 사망한 정신과 의사.
2018년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기억하실 겁니다.
임 교수는 생전에 자신의 직업인 정신과 전문의는 ‘사람의 변화 가능성을 믿어주는 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처럼, 그는 살아생전 우울증과 불안장애 환자들의 치유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우울과 불안에 관한 학술논문을 100편 넘게 국내외 학술지에 실었고, 한국형 표준자살 예방 프로그램인 ‘보고 듣고 말하기’를 개발했습니다. 또 갑자기 찾아온 허리 통증으로 우울증을 앓을 때 남긴 기록과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모아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2016)를 펴내기도 했습니다.
2021년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개정증보판, RHK)가 다시 세상에 나왔습니다. 이번엔 임세원 교수의 미공개 원고와 자살 예방 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가 더해졌습니다.
그를 그리워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일부 실렸습니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던 친구를 그리며’. 이 추모글을 쓴 이가 바로 2023년 2월 왓슨 북클럽의 주인공,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입니다.
백종우 교수는 임 교수의 지기(知己)이자 동료입니다. 임 교수와 자살 예방 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를 함께 만들었고,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을 역임했습니다. 현재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회장, 임세원 추모사업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습니다.
“재난이 직간접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 고통을 볼 수밖에 없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고통의 증인으로서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뭐라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10월 29일 이후, 이태원 참사로 인한 사회적 트라우마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목소리를 높인 전문가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백종우 교수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여름입니다. 그때 저는 스스로 치료를 중단한 조현병 환자 안인득이 아파트 주민을 살해한 진주 방화·살인 사건을 취재하던 중이었습니다.
백 교수는 안인득과 같은 중증 정신 질환자가 방치되지 않는 국가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 명의 환자도 낙오되지 않는 정신건강 시스템이 갖춰진 사회,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쉽게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회, 임세원·백종우 교수가 꿈꾸던 사회입니다.
이런 사회로 나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왓슨 여러분과 같이 서로의 마음을 ‘보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말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는 2월 둘째 주 금요일 저녁에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행사 : 왓슨 북클럽 ‘두 번째 금요일’
- 일시 : 2023년 2월 10일 금요일 오후 7시
- 장소 : 서울 1·2호선 시청역 4번출구 한국프레스센터 (추후 개별 공지)
- 참가 자격 : 셜록의 친구(유료독자) 왓슨이면 누구나
- 방법 : ‘두 번째 금요일’ 참여를 희망하는 이유를 다섯 문장 이내로 적어주세요. (선착순 선정 원칙이나, 왓슨 모임 첫 참가자를 우대합니다)
- 신청 : 2023년 1월 24일 화요일까지 아래 구글 폼으로 받습니다.
- ▶ https://forms.gle/QEGi5mLuKwSS3EXx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