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을 맞아 자유로 청소노동자들의 안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고양시의회에서 나왔다. 

정민경 고양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1일 열린 제274회 고양시의회 임시회에서 ‘자유로를 걷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5분 자유발언을 진행했다. 정 시의원은 청소노동자 안전을 위해 ▲시 자체 안전 매뉴얼 마련 ▲충격흡수장치가 부착된 작업 보호차량 배치 등을 촉구했다.

제1자유로 청소 노동자들이 도로에 떨어진 나무 널빤지를 수거하고 있다 ⓒ윤재남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지난 1월 초부터 프로젝트 ‘로드킬 : 남겨진 안전모’를 통해 자유로 청소노동자들의 안전 문제를 알렸다.(관련기사 : <매일 자유로를 걷던 남자, 철조망 위에서 스러졌다>)

자유로는 경기 고양시, 경기 파주시,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의정부국도관리사무소가 나눠서 관리한다. 셜록은 다른 관리 주체와 달리 고양시에만 ▲안전 매뉴얼 부재 ▲작업 보호차량 부족 문제 등 안전 문제가 두드러진다는 점을 보도했다.

보도 이후 자유로 청소노동자들은 셜록,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고양지부,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와 함께 지난 2월 고양시청 앞에서 안전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따라 이동환 고양시장은 안전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지난 3월 16일 열린 제272회 고양시의회 임시회에서 “(청소노동자의) 중대재해 사전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한 것.

이 시장의 약속 후 고양시 자원순환과는 지난달 10일, ‘안전한 노면청소 환경조성을 위한 소통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고양시 자원순환과 관계자, 자유로 청소노동자 8명, 정민경 시의원이 참석했다.

정민경 시의원이 1일 제274회 고양시의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고양시

정민경 시의원의 자유발언은 소통 간담회에서 제시한 안전 대책을 다시 한번 촉구하기 위해 이뤄졌다.

먼저 정 시의원은 자유로를 관리하는 다른 주체와 비교했을 때, 고양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짚었다. 정 시의원은 “현재 고양시만 청소 업무를 민간 용역업체에게 위탁하고 있으며 작업자들을 위한 안전 매뉴얼 또한 없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과 파주시는 작업차량과 작업 보호차량, 총 2대를 운영하고 있지만, 고양시는 최근까지도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고양시 관할 자유로에서 발생했던 산업재해 사망 사고를 언급하며 “산재 예방을 위해 위해서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제1자유로에서는 2015년 두 노동자가 일하는 중에 교통사고로 사망했지만 고양시 측은 본질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2015년 10월 9일 아침엔 김동현(가명) 씨가 제1자유로 이산포IC 부근에서 갓길 청소를 하다 졸음운전 차량에 충돌해 사망했다. 그로부터 12일 후인 10월 21일엔 제1자유로 행주대교 구간을 걷던 김규정(가명) 씨 역시 차량에 치여 숨졌다.

정 시의원은 “(제1자유로에는) 2015년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했지만 청소노동자들은 지금까지 목숨을 담보로 위험천만한 자유로를 걷고 있다“고 호소했다.

셜록의 보도 이후 고양시가 내놓은 일부 대책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고양시는 지난 2월 보도자료를 통해 노면 청소차를 보호차량으로 활용하는 대안을 내놨다. 청소노동자들은 노면 청소차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청소하는 기존 업무가 있는 데다, 차량 후미에 충격흡수장치가 없어 근본적 대책이 아니란 입장을 고수해왔다.

정 시의원 역시 “(노면 청소차는) 서울시나 파주시처럼 자유로 주행속도에 적합한 충격흡수장치가 부착된 작업 보호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후방에서 차량이 부딪힐 경우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이는 탁상행정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 시의원은 “안전 매뉴얼은 지속 가능한 안전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민간업체가 아니라 고양시가 수립해야 한다”며, “또 도로 주행속도에 맞는 충격흡수장치가 부착된 작업 보호차량을 배치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끝으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지난 2월 ‘자유로 청소노동자들의 안전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 이후 정민경 고양시의원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간담회를 마련했다 ⓒ셜록

한편, 고양시가 관할하는 제1·2자유로는 곧 새로운 용역업체를 입찰할 예정이다. 고양시는 다음에 선정될 용역업체부터 시 자체 매뉴얼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일 고양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안전) 매뉴얼 초안을 만들어서 국토부, 한국도로공사 등 유관기관의 검토를 받고 있다“며,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8월부터 새로 청소 업무를 담당할 용역업체부터 적용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봉책이라고 지적됐던 노면 청소차 대신 오로지 보호 역할만을 수행하는 차량도 마련하겠단 입장이다.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소통간담회에서 노동자들이 말한 대로, 보호차량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차선이 여러 개인 자유로에서 민원 처리 업무를 할 때는 차량을 두 대 이상 대동할 수 있도록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셜록은 고양시가 게재할 다음 용역업체 입찰 공고에 안전 대책 준수 의무와 관련한 사항이 제대로 포함되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주보배 기자 treasure@sherlock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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