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5초면 충분하다. 먼저 동영상부터 보자.

음란물, 디지털성범죄 영상, 몰카 유통 등으로 돈을 빨아들여 람보르기니 타고 질주하는회장님 역시 달랐다. 모든 직원 앞에서 사람을 때리고, 욕설은 거칠고 우렁차다. 회식 직원들에게 강제로 맥주를 먹이고 자리에서 토하게 하는 , ‘귀여운 위력인지도 모른다

회장님의 거침 없는 구타, 영화인 알았다. ‘ 두들겨 패는 알면서도 앉은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일하는 직원들, 연극인 알았다. 동영상을 수없이 재생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엽기적인 모습이 담긴 영상을 입수했다. 국내 최대 웹하드 회사 위디스크, 파일노리 등을 통해 연매출 수백 원을 기록하는 그는몰카제국의 황제 통한다.

그나저나 영상은 정말 실제 상황일까?

두들겨 맞는 남자 정체부터 확인해야 했다. 검은 옷의 남자는 , 무슨 이유로 저항도 못한 맞은 걸까. 그의 이름과 주소를 들고 지난 18 경기도 부천으로 향했다. 입수한 휴대전화, 집전화는 모두 먹통이었다. 오래 그가 살았다는 아파트에는 다른 사람이 거주 중이다. 그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를 안다는 사람은 있어도, 그가 어디에서 무얼하며 사는지 아는 사람은 만날 없었다. 개발자인 그는 IT기업이 몰려 있는 판교에서 지워진 존재였다. 그럴 만했다.

어렵게 찾은 그는 바다로 둘러싸인 어느 섬에 있었다. 기차에서 내려 배를 갈아타고 그에게 향했다. 섬은 멀었다. 많은 사람이 배멀미를 해서 화장실마다 줄이 길었다. 지난 21일의 일이다.

그의 집은 항구에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그는 일종의 유배생활을 하고 있었다.

폭행 사건은 인생을 크게 바꾼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제가 여기와서 혼자 조용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바닥(IT개발) 계속 있으면 (양진호 회장에게) 보복을 당하거나, 계속 부딪힐 있잖아요.”

두들겨 맞은 것도 모자라 추가 보복에 떨어야 했던 OO(37). 그는 IT 업계와 완전히 인연을 끊었다. 지금은 건축 관련 일을 한다. 그는 여기까지 자발적 유배를 떠나왔을까

씨는 양진호가 회장으로 있는 위디스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2012 6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1 만에 퇴사한 배경에는 회장의 독특한(?) 캐릭터와 리더십도 있다.

양진호 회장이 저희 신입 직원 십여 모아서 회식을 진행했어요. 호프집에 갔는데, 거기 사장님에게 맥주 500cc 돌리라는 거예요. 그러더니 모두에게원샷 시키고, 잔이 비워지면 바로 채워서 원샷을 강요하고그걸 무한대로 돌려요. 결국 사람이 견뎌 토할 아닙니까. 그러면 움직이지 말고 자리에서 토해야 해요. 화장실 가는 금지예요.”

화장실이 금지일까.

몰라요. ‘화장실 금지 회장 지시사항이에요. 화장실에 가려면 5 원을 내고 가야했어요. 작은 돈이 아니니까, 다들 자리에서 토하고 끝까지 생리현상을 참아야 했어요.”

씨에겐양평해장국의 아픔 있다. 사내에서 회장과의 식사는 공포의 시간이다. 그날 씨가식사조 선발됐고, 하필이면 메뉴가 양평해장국이었다.

회사에서 일하다가 회장이, , .. 먹으로 가자그러면 무조건 가야 해요. 분이 뜨거운 엄청 빨리 먹거든요. 직원들은 무조건 회장보다 늦게 먹으면 돼요. 큰일 나요. 회장이 자기 식사 마치고가자!’ 그러면 모두 일어나야 해요. 음식 남기는거? 그거 금지예요. 뜨거운 해장국을 허겁지겁 먹어야 해요. 그럼 입술이랑 입천장 데는 거죠.”

회사에서 누구도 양진호 회장에게 다른 의견을 말하지 못했다. 먹으라면 먹고, 일어서라면 서고, 가자고 하면 가야만 했다.

씨는 2013 6 4 위디스크를 퇴사해 다른 IT기업으로 옮겼다. 2 뒤인 2015 4 8 자정께, 씨는 오랜만에 위디스크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양진호1’이란 아이디로 게시판에 짧은 글을 다섯 남겼다.

난데 고생이 많다. 내가 없다고 한눈 팔지 말고 매사에 성실히 임하면 연봉 팍팍 올려주겠다.”

“OO 지금도 불철주야 일하느라 고생이 많다. 낮과 밤이 바뀌면서 일하지만 어디가도 이만큼 못받는다. 항상 점을 명심하고몸빵하여라 OO 하면몸빵’ ‘몸빵하면 OO 알지?”

“OO 매번 듣는거지만 이름은 정감있다. 이름만큼 아래 사람한테도 리더십 있게 행동하면 좋을 텐데, 너무 쥐여짠다는 느낌을 받는다. 자상한’, 애써주는하는거 같다. 그리 보기좋지는 않다. 그리고 여자 그만 밝혀라.”

짱임니다요!!”

난데 니들 똑바로 착실히 성실하게 일하여라.”

비아냥과 장난이 일부 포함됐으나 심한 욕설 등은 없다. 사회 통념상 명예훼손이나 비난으로 보기도 어렵다. 그런데 회장은 그야말로뚜껑 열릴 정도로 분노했다. 아이피 추적을 했는지 당일 12시께 회장이 강씨에게 협박성 카카오톡을 보냈다.

“양진호다. 네가 쓴 글 잘 봤다. (중략) 넌 수순대로 작업해 줄게. 너 내 성격 모르지? 너 사과하지 마라. 난 지금부터 작업한다. (중략) 하하하 나를 상대로 도전을 해? 너 내 전화 받아라.”

전화가 왔다. 회장은 씨를 회사로 불렀다. 여기까지가 씨가 퇴사한 위디스크로 불려간 배경이다. 동영상 내용대로 씨는 불려간 양진호 회장과 간부 앞에서 무릎이 꿇려졌다.

사과하라고 불렀으면 회의실 같은 곳으로 데려 가면 좋았을 텐데, 굳이 개발팀 직원들이 모여 있는 공개된 장소로 데려가 무릎 꿇게 했는지이건 정말 잘못된 거라고 생각해요. 자기를 공격하는 당사자는 짓밟아 버리겠다, 그런 생각이 있는 같아요. 그래서 저를 많은 사람 앞에서 깔아 뭉갠 거라 생각합니다.”

이후 상황은 동영상에 나오는 대로다. 회장은 욕설을 퍼부으며 강하게 씨의 뺨을 때린다. 이후 다시 씨를 무릎을 꿇게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강하게 내려친다.

똑바로 !”

씨가 폭행을 당하는 동안 사무실에서 일하던 직원 누구도 말리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잠시 관심(?) 보이는 사람은 있지만, 그게 전부다. 아무도 회장 행동을 막지 않았다. 거대하고도 이상한 침묵.

길가에서 누가 맞으면 사람들이 몰려와서 말리기도 하잖아요. 거기(위디스크) 조직 문화는회장님이 직접 때리는데 감히 누가 말리나 그런 분위기예요. 너무 험한 분위기니까, OO 대표만 잠시 말리는 제스처를 보인 거예요.”

당시 기준으로 씨는 이미 2 전에 위디스크를 떠난 사람이다. 양진호 회장과 엄밀한 갑을 관계는 아닌 셈이다. 회장이 부르면 무조건 달려가야 한다? 씨는 거부하지 못했을까?

두렵죠. 이미이젠 차례가 것이다라는 (협박성) 말도 했으니까요. 맞은 뒤에 경찰에 신고를 해도 회장은 하나도 손해보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회장은 돈도 많고 주변에 자기를 도와주는 사람이 많잖아요. 사람들이 나를 해코지 있으니까 아예 신고를 못했다.”

씨는 한국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처벌을 피하는지 그동안 자주 봐왔다. 공권력도 자기를 지켜주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결국 그는 양진호 회장에게서 최대한 멀어지는 도피를 택했다.

“IT 바닥이 좁아요. 회장이 인맥을 동원해 제가 일하는 회사에 전화를 걸어 공격할 수도 있고전부는 아니지만, 폭행사건이 저를 여기로 떠민 원인 하나인 확실합니다.”

회장에게서 멀어졌다고 상처가 치유되고 분노가 잦아든 아니다. 폭행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화가 치밀어 오르고 밤에 자다가 깨어나곤 한다.

회장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많이 나죠. 스트레스 때문에 밤에 잠도 깨구요. 죽을 죄를 것도 아닌데 사람들 앞에서 맞아야 했나. 모멸감이 많이 들었고, 치욕스러웠죠. 아예 사람을 바닥으로 내던진 거잖아요. 회장의 행위는 사람의 인격을 짓밟은 거라고 생각해요.”

씨가 공포를 이겨내고 사건 발생 3 만에 언론에 나선 이유는자기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양진호 회장이 자신에게 사과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5 <뉴스타파> 취재진과 함께 경기도 성남 판교에 있는 회장 집을 찾았다. 폭행에 대한 회장의 의견을 들으려 했다. 하지만 회장은 집안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앞에는 5 원대의 람보르기니, 6 원이 넘는 롤스로이스가 주차돼 있었다. 모두 양진호 회장이 평소 즐겨 타는 차다.

람보르기니에 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취재진이 그의 집앞에서 계속 기다리자 회장은 뒷문으로 탈출을 시도했다. 취재진에게 들키자 다시 뒷문으로 뛰어 들어갔다.

두들겨 맞은 씨는 여전히 섬에서 은둔자처럼 살고 있다. 그를 두들겨 양진호 회장은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를 번갈아 타면서 자유롭게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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