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을 기다려도, 법무부는 끝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새로운 ‘표절 검사’를 상대로 훈련비 환수와 징계가 이뤄졌는지를. 그래서 다시 한번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직접 나섰다.

셜록은 11일, 국외훈련 연구논문을 표절한 걸로 의심되는 최우혁 검사(사법연수원 40기)를 부패행위 및 공익침해행위로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신고했다. 또 한번 검사 국외훈련비 환수 사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이미 셜록은 ‘논문 표절’을 이유로 검사 국외훈련비를 환수한 최초의 사례를 만들어낸 바 있다.

지난 2022년 셜록은 국외훈련 검사 연구논문 84건(2019~2021년 발행)에서 표절 논문 5건을 확인했다. 5명의 전·현직 ‘표절 검사’를 권익위에 직접 신고해, 국외훈련비 일부 환수를 이끌어냈다.(관련기사 : <[해결] 표절 검사 5명 훈련비 환수… 셜록이 만든 ‘최초’>)

셜록은 검사 국외훈련 연구논문을 표절한 걸로 의심되는 최우혁 검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셜록

최근 셜록은 2022~2023년 발행된 국외훈련 검사 연구논문 47건을 추가로 살폈고, 그 중 표절 의심 논문 1건을 또 발견했다. 국민의 혈세로 국외훈련비 약 5200만 원을 지원받고, 선배 검사의 연구논문을 표절한 걸로 의심되는 최우혁 검사의 논문이다.

최 검사가 작성한 연구논문 <네덜란드 검찰 조직과 기능에 대한 연구>의 표절률은 51%다. 셜록이 한 문장 한 문장 대조해가며 직접 확인한 결과다. 총 56쪽 중 33쪽에서 표절 정황이 발견됐다. 표절 대상이 된 저작물은 2013년 네덜란드 대학으로 국외훈련을 다녀온 선배 검사의 논문이다.

최 검사가 1년간 네덜란드에 머무는 데 지원된 국외훈련비는 약 5243만 원이다. 국외훈련 기간 동안 급여도 지급받았다.(관련기사 : <‘또 찾았다’ 혈세 5천만원 받고 선배 논문 표절한 검사>)

최우혁 검사의 논문을 분석하는 김보경 셜록 기자. 선배 검사의 논문과 똑같은 문장에 파란 형광펜을 칠했는데, 한 페이지 기준 거의 전체가 파란색으로 칠해졌다. ⓒ셜록

셜록은 지난 2022년부터 21편의 기사를 통해 ‘표절 검사의 공짜 유학’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지난해 6월 개정된 ‘검사 국외훈련 운영규정’ 제18조(비용의 지급 등)에 따르면, “연구보고서의 내용이 부여된 훈련과제와 관련이 없거나 다른 연구보고서·논문 등을 표절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에 해당하면 법무부 장관은 국외훈련비 일부를 환수할 수 있다.

해당 규정이 개정된 것도 셜록의 보도 이후 일어난 변화다. 2023년 법무부 결산자료에 따르면, 법무부는 국외훈련 논문심사에 필요한 ‘기관전용 표절검사서비스’를 1400만 원 주고 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최우혁 검사에 대한 국외훈련비 환수 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환수 여부를 공개할 경우 “관련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대상자의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우혁 검사에 대한 부패행위 및 공익침해행위 신고를 접수한 셜록은, 앞으로 권익위의 조사와 처분 상황을 계속 쫓을 예정이다. 아울러 법무부가 ‘표절 검사’를 대상으로 환수와 징계를 자체적으로 이행해 나가는지도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셜록 보도 이후 한 달이 지나도, 법무부는 최우혁 검사를 상대로 한 환수 및 징계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셜록

한편, 셜록은 또 다른 ‘표절 검사’들을 찾기 위한 정보공개 소송도 이어가고 있다. 1심 법원은 지난 3월, 국외훈련 검사들의 학위 취득 현황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국외훈련 검사 연구논문 전체와 연구결과 심사위원회 정보에 대한 공개 청구는 기각했다.

셜록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최근 항소했다. 항소심 첫 번째 기일은 11월 20일로 잡혔다.

취재 김보경 기자 573dofvm@sherlockpress.com
사진 최규화 기자 khchoi@sherlock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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