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변호인단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3 내란 사태의 피의자로 내란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 윤석열이 여전히 법적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 변호사 선임 비용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법조계는 “대통령의 형사사건 법무비용은 사비로 지출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10일 윤석열이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변호인단을 꾸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김 전 위원장 등 윤석열과 친분이 있는 법조인들에게 지난 9일부터 연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은 김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5~6명의 변호사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대통령의 변호사 비용은 국민 세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걸까. 변호사들은 “대통령의 형사사건 법무비용은 사비로 지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통령이 개인으로서 꾸린 형사 변호인단이라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대한) ‘변호사 보수규정’이 적용될 수 없습니다. 해당 규정과 별개로 형사사건의 변호인은 대통령 개인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거죠. 다른 정치인의 경우에도 본인 형사사건에선 변호사 비용을 사비로 지출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서성민법률사무소 서성민 변호사)
“이번 경우는 대통령으로서 적법하게 권한을 수행하다가 발생한 일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대통령 본인이 변호사 비용을 부담을 해야 하는 겁니다. 국고를 쓰면 위법이 되겠죠. 대표적인 예로, 회사 대표이사들이 개인적인 문제와 관련해서 변호사 비용을 회사 돈으로 사용했다면 법원이 횡령으로 보는 판단이 나옵니다.”(법무법인 예율 최용문 변호사)
2016년 탄핵 심판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도 변호사 선임 비용을 사비로 해결했다.
당시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변호사 비용은 특수활동비가 아닌 사비로 낸다”고 밝혔다. 변호인 선임이 박 대통령 업무 차원이 아니라 박 대통령 개인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의미였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4년 탄핵 심판 당시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선임료를 사비로 지불했다.
이번 변호인단의 중심으로 지목된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김 전 방통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에서 국민권익위원장(2023. 7. ~ 2023. 12.)과 방통위원장(2023. 12. ~ 2024. 7.)을 연이어 역임했다. 지난 대선 때엔 윤석열 캠프에서 정치공작진상규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김 전 위원장은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6년부터 검사로 일했다.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로 시작해 사법연수원 부원장(2008년)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2009년)을 거쳤다. 2011년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을 마지막으로 검사 옷을 벗은 후(2013년)엔, 법무법인 세종에서 고문변호사로 일했다.
이번 변호인단에 윤석열 부인 김건희 씨 변호를 맡았던 최지우 변호사(법무법인 자유)도 거론되고 있다.
최 변호사가 변호인단에 합류할지는 아직 논의 중이다. 법무법인 자유 직원 A씨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변호인단 합류 여부에 대해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답변했다. 최 변호사는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출신으로, 김건희 씨가 연루된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 등을 대리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KTV의 민간인 형사 고소 사건도 대리하고 있다. KTV(한국정책방송원)는 지난해 11월 김건희 씨 관련 영상을 주로 제작한 유튜버 ‘건진사이다’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사고소했다. 2007년 KTV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기자는 변호인단 선임과 관련한 입장을 듣고자 대통령실에도 연락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에게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로 “변호사 선임 비용을 윤석열 사비로 지불하는지” 물어봤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에게도 반론을 요청했다. 김 전 위원장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문자메시지로 변호사 비용 문제 등을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경찰 특별수사단은 11일 오전 11시 59분경 용산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최초로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상황이다.
김보경 기자 573dofvm@sherlock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