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 소속 고영일 변호사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함께 피고인 신분으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고 변호사는 1심에서 벌금 400만 원의 유죄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기소돼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고영일 변호사에 대해 업무정지명령을 내리지 않고 있다.
고영일 변호사(법무법인 추양 가을햇살)는 사랑제일교회 장로다. 전광훈 목사가 창당한 자유통일당(전 국민혁명당) 대표를 2020년경 맡기도 했다.
전광훈 목사는 2020년 8월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일 집회에서 고영일 변호사는 ‘부정 선거개표 조작의 시간’이란 코너의 사회를 맡았다.
당시는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집회 자제를 권고하던 상황. 심지어 사랑제일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 목사 본인도 자가격리 대상자였지만 방역 당국의 지시를 어기고 당일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1만 명 이상의 참가자가 집회에 모였다. 이들은 집회신고 내용과 다르게, 약속된 집회 장소를 넘어서 12개 차로 등을 점거하며 미신고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외에도 전광훈 목사는 2019년 청와대로 집단 진출을 시도하는 등 불법 집회를 이어왔다. 고영일 변호사 또한 2020년 2월 22일경 서울시장의 집회금지 조치를 위반한 채 집회에 참석한 이력이 있다.
고영일 변호사는 2021년 8월 26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날 전광훈 목사도 함께 기소됐다. 전 목사의 혐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5-3부(재판장 박사랑)는 2023년 2월 15일 고영일 변호사에 대해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다. 전광훈 목사에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450만 원의 형을 내렸다.
“비록 집회금지처분으로 피고인들의 집회의 자유가 일부 제한되는 측면이 있었다 할지라도 이는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보호라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불가피한 조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이러한 국민적 노력과 희생을 도외시한 채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1심 판결문 양형이유 중)
하지만 이들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현재 2심 재판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이어지는 문제는 법무부가 재판을 받고 있는 고영일 변호사를 상대로 업무정지명령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변호사법 제102조(업무정지명령)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변호사가 기소될 경우 “의뢰인이나 공공의 이익을 해칠 구체적인 위험성” 등을 고려해 법무부징계위원회에 해당 변호사에 대한 업무정지에 관한 결정을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업무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법무부에 고영일 변호사를 상대로 업무정지명령을 내렸는지 질의했으나, 법무부는 답변을 거부했다. 법무부는 4일 서면 답변을 통해 “특정인에 대한 업무정지명령 관련 사항은 형사처벌 또는 징계 관련 개인정보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할 우려 등이 있어 회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셜록이 법무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법무부는 2018년 이후 2025년 현재까지 단 한 명의 변호사에게도 업무정지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2021년 기소된 고영일 변호사도 현재까지 업무정지명령을 받지 않았다는 의미다.
셜록은 5일 오전 고영일 변호사에게 반론을 요청했다. 기자는 “법무부로부터 업무정지명령 조치를 받았는지”,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변호사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에 소속돼 있는 건 부적절하지 않은지”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메시지로 물었다.
기자는 당일 오전 추가로 세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고 변호사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달라”고 답신을 보내왔지만, 추가 질의에도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한편, 고영일 변호사는 지난 19일 새벽 일어난 서부지법 폭동으로 구속된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이◯◯ 씨를 과거 ‘화염병 사건’ 때도 변호한 바 있다.
이 씨는 2020년 사랑제일교회 명도집행 과정에서 버스 위로 올라가, 교회로 진입을 시도하는 법원 집행관 등을 향해 화염병을 집어던졌다. 고영일 변호사는 유승수 변호사 등과 함께 이 씨를 함께 변호했다.(관련기사 : <법원 폭동 ‘전도사’의 화염병 사건, 석동현 법인이 변호>)
유승수 변호사는 현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에 고영일 변호사와 함께 속해 있으며, 지난달 23일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향해 “좌익 빨갱이”라는 막말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관련기사 : <김용현 측 변호인, 헌재 재판관 향해 “좌익 빨갱이”>)
현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단으로 이름을 올린 변호사는 법무법인 자유서울 소속 이하상, 유승수 변호사, 법무법인 추양 가을햇살 소속 고영일, 이순호, 정상경, 권우현, 이용호 변호사다.
김보경 기자 573dofvm@sherlock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