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재방송은 재미없다고 했던가. 첫 번째가 짜릿했다면, 두 번째는 달콤했다.

“담당 부서에서 관련 법령과 규정에 따라 국외훈련비를 환수하였음.”

지난 25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서 보낸 서류를 확인하자마자, 오른 주먹을 허공에 휘저으며 외쳤다.

“나이스(nice)!”

또 한 번의 ‘검사 국외훈련비 환수’ 사례가 만들어졌다 ⓒ셜록

‘표절 검사’를 상대로 세금 환수를 이뤄낸 소식은 언제 들어도 기쁘다. 그 최초의 사례도 셜록이, 두 번째도 셜록이 만들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국외훈련 후 표절 논문을 제출한 검사들을 찾아내 보도하고, 그들을 직접 권익위에 신고했다. 셜록이 신고한 5명의 전·현직 검사 전원이 지난해 6월 훈련비 일부를 환수당했다. 그게 최초였다.(관련기사 : <[해결] 표절 검사 5명 훈련비 환수… 셜록이 만든 ‘최초’>)

그 뒤에도 셜록은 ‘표절 검사’를 추가로 찾아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국외훈련 연구논문을 표절한 인천지방검찰청 소속 최우혁 검사(사법연수원 40기)를 부패행위로 권익위에 신고했다.

신고 이후 약 5개월 만에 훈련비 일부 환수가 이뤄졌다. 셜록이 만들어낸 두 번째다.

셜록은 지난해 10월, 국외훈련 연구논문을 표절한 최우혁 검사를 권익위에 신고했다. ⓒ셜록

최우혁 검사는 국민의 혈세로 국외훈련비 약 5200만 원을 지원받고, 연구논문은 선배 검사의 것을 표절해 제출했다.

최 검사는 2020년 12월 11일부터 다음 해 12월 10일까지 1년 동안 네덜란드 흐로닝언(Groningen)대학교로 국외훈련을 다녀왔다. 당시에는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소속이었다. 최 검사가 작성한 연구논문은 <네덜란드 검찰 조직과 기능에 대한 연구>.

셜록이 직접 집계한 최 검사 연구논문의 표절률은 51%다. 문장 두 개 중 하나는 베낀 꼴. 기자가 직접 한 문장 한 문장 형광펜으로 밑줄 그어가며 확인한 결과다. 총 56쪽 중 33쪽에서 표절 정황이 발견됐다. 표절 대상이 된 저작물은 2013년 네덜란드 대학으로 국외훈련을 다녀온 선배 검사의 논문이다.

최 검사가 1년간 네덜란드에 머무는 데 지원된 국외훈련비는 5243만 원이다. 국외훈련 기간 동안 급여도 지급받았다.

최 검사는 왕복항공료로만 689만 원을 썼다. 2018년부터 2021년 사이 같은 대학으로 국외훈련을 떠난 검사 5명 중 가장 큰 금액. 평균(297만 원)의 두 배가 넘는다. 최 검사가 가족과 함께 네덜란드로 떠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국외훈련 공무원은 배우자와 자녀 몫을 포함한 왕복항공료를 지원받는다.(관련기사 : <‘또 찾았다’ 혈세 5천만원 받고 선배 논문 표절한 검사>)

셜록이 직접 집계한 최우혁 검사 연구논문의 표절률은 51%. 기자가 직접 한 문장 한 문장 형광펜으로 밑줄 그어가며 확인한 결과다. ⓒ셜록

셜록이 ‘표절 검사의 공짜 유학’ 프로젝트를 보도한 이후인 2023년 6월, 법무부는 ‘검사 국외훈련 운영규정’을 개정했다. “연구보고서의 내용이 부여된 훈련과제와 관련이 없거나 다른 연구보고서·논문 등을 표절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 법무부 장관은 국외훈련비를 최대 20% 범위 안에서 환수할 수 있도록 환수 규정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아직도 과제가 남아 있다. 징계다. 셜록의 첫 보도 이후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들에 대한 징계는 아직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환수는 해도 징계는 안 한다? 국외훈련 연구논문이 표절로 밝혀져 훈련비 일부를 환수했는데도, ‘표절 검사’들을 상대로 징계는 하지 않는 모순적 상황이다.

기자는 지난 26일, 법무부 징계처분 공고를 다시 한번 뒤졌다. 셜록이 밝혀낸 ‘표절 검사’ 6명의 이름은 아직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부정 논문으로 징계를 받은 비슷한 사례는 있었다. 수원지방검찰청의 한 검사는 지난해 10월 아래와 같은 사유로 견책 처분을 받았다.

“2016. 12.경 교수와 조교가 일부 수정・보완하는 방법으로 작성된 논문을 본인의 박사과정 예비심사용 논문으로 발표하여 품위손상”

개인 학위논문 문제는 징계하면서, 세금이 지원된 국외훈련 논문 문제는 징계하지 않는다?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

셜록의 ‘표절 검사’ 추적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셜록은 또 다른 ‘표절 검사’들을 찾기 위한 정보공개 소송도 이어가고 있다. 항소심 재판이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그리고 또 하나. ‘표절 검사’ 프로젝트 2탄을 준비했다. 이번엔 검사 말고 다른 ‘사’짜다. 개봉박두.

‘표절 검사’ 프로젝트 2탄은 검사 말고 다른 ‘사’짜다 ⓒ셜록

김보경 기자 573dofvm@sherlock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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