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 지시로 동물 안락사가 은밀하게 진행된 사실이 폭로된 가운데, <케어> 직원들이 박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케어> 직원들로 꾸려진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이하 직원연대)는 12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케어 활동가 15명은 박소연 대표의 사퇴 촉구에 앞서 “안락사 사실을 몰랐지만, (우리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라며 자책의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죄송하다, 직원들도 몰랐다”고 사과한 뒤 “많은 결정이 대표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이뤄지는 단체 시스템에서 직원들은 안락사와 같은 중요한 사안을 듣지 못한 채 근무했다”고 밝혔다.

<케어>에서 영상 제작을 맡고 있는 이권우 활동가는 “인생의 3분의1 정도를 박소연 대표와 알고 지냈다”면서 “그런 나에게도 안락사 사실을 숨기고 ‘앞으로 행복하게 살 동물을 위해 모금한다’는 말을 하게 한 박 대표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구조한 동물이 어떻게 지내는지 의심하지 않았던 내 자신이 밉다. 죄 없이 죽어간 동물들에게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직원연대는 “세계적으로 수많은 동물보호소가 필요에 따른 안락사를 시행한다”며 “하지만 <케어>는 안락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의사결정권자의 임의적 판단에 따라 안락사가 진행되어 왔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들은 “박소연 대표는 지난 10일 사무국 회의 당시, 담당자가 바뀌며 (안락사) 규정집이 유실된 것 같다면서 책임을 회피했다”고 밝혔다.
직원연대는 “<케어>는 박소연 대표의 사조직이 아니”라며 “연간 20억 원의 시민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시민단체에서 죽이기 위해 동물을 구조하고, 구조를 위해 동물을 죽이는 건 죽음의 무대를 옮긴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동안은 박 대표의 진정성을 믿었기에 따랐다”며 “하지만 박소연 대표는 점차 독단적인 의사결정, 강압적인 업무지시, 무리한 대규모 구조 등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직원연대는 박 대표의 대표적인 ‘불통 사례’로 개 약 250마리를 구조한 2018년 남양주 개농장 활동을 꼽았다. 교육팀 이성훈 활동가는 남양주 구조 활동에 대해 “당시 박 대표의 무리한 구조 지시에 직원 모두가 반발했다”며 “<케어>의 인력과 보호소 상황으로는 (대규모 구조를) 실행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만류했지만, 박 대표는 ‘대표의 결정에 따르라’며서 구조를 강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직원연대는 “<케어>가 데리고 있는 600여 마리의 동물들을 잊지 말아달라”며 “추워지는 날씨 속에 동물들의 따뜻한 보금자리와 먹고 마실 것이 필요하다”고 시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이들은 “박 대표를 사퇴시키고 <케어>를 정상화해 죄 없는 동물들이 피해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표의 은밀한 동물 안락사는 <케어> 동물관리국장 A씨의 내부고발을 통해 11일 세상에 폭로됐다.
A씨는 “2015년부터 4년간 박소연 대표 지시로 동물 230마리 이상을 안락사했다”며 “치료하기 힘든 질병이나 공격성이 강한 경우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해진 안락사 사유가 아니라, 보호소 공간 부족에 따른 개체 수 조절이 (안락사로) 이뤄졌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