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신고자 감금한 채 사직 강요… 박소연 측 “회의한 것, 감금 아냐”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의 욕설은 거침 없었다. 박 대표는 공익신고자를 감금, 협박해 끝내 강제로 사직서를 받아냈다.
“너 때문에 개들이 다 죽고 있어, 이 X아! 도살되고 있다고 이 더위에.”
박 대표가 거칠게 공격하는 대상은 <케어>의 무분별한 안락사를 세상에 알린 공익신고자 임OO 동물관리국장. 박 대표는 저주에 가까운 협박도 했다.
“하늘이 널 지켜볼 거야. 평생 너와 네 딸을 지켜볼 거야. 평생 양심 괴롭게 네가 어떻게 사는지 내가 두고 볼 거야. 평생 하늘이 지켜볼 거야 너를.”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2019년 7월 1일, 서울 종로 <케어> 사무실에서 진행된 직원회의 음성파일을 입수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 대표를 포함해 직원 등 <케어> 관계자 10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공익신고자 임 국장에게 욕설, 협박을 하거나 퇴사를 강요했다.
<케어> 일부 직원은 사무실을 문을 막고 공익신고자 임 국장을 약 7분간 감금했다. 박 대표의 욕설, 강요, 협박에 공포를 느낀 공익신고자는 현장에서 사직서를 쓰고 풀려났다.
박 대표의 행위는 공익신고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는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어긴 것으로 볼수 있다. 공익신고자 임 국장은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셜록>은 공익신고자 보호와 동물권단체 <케어>의 자정, 시민단체의 올바른 활동을 기대하며 음성파일 내용 일부를 공개한다. 전체 음성파일은 약 1시간 30분 분량이다. 음성파일과 공익신고자 임 국장의 진술에 따라, 7월 1일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정리해봤다.
박 대표는 <케어> 직원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임 국장을 공격적으로 대했다. 그는 임 국장이 동물보호소 개체들에게 삶은 돼지고기를 간식으로 준 점을 문제 삼으며 시말서를 쓰라고 지시했다.
“실내인 (입양) 센터에서 (돼지고기를) 끓인 게 문제예요. 여름이라서 쉽게 상할 수도 있고요.”
박소연 대표는 단순히 업무 시정을 요구하는 걸 넘어 인격을 모독하는 식으로 임 국장을 다그쳤다.
“뭐가 잘못인데, 뭐가 잘못인지는 알아야 할 거 아냐. 세 가지 얘기해 보세요. (중략)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요? 동물들 고기 냄새 맡고 자극시켜서 흥분하게 만들지 말라고. 보호소도 마찬가지예요. 간식이 필요하면 얘기해. 후원을 요청하면 되니까. (중략) 그렇게 위생 관념 없는 사람이 뭘 하겠다고.”
이어 박 대표는 충주에 위치한 <케어> 동물보호소 관리 책임도 임 국장에게 전가했다. 그는 임 국장을 향해 “(동물)보호소 물이 얼지 않는 방법이 어디 있어, 실내가 아니면. 보호소 관리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막무가내 식으로 억지 주장을 하지”라고 말했다.
지난 6월 25일, MBC <PD수첩>은 ‘박소연, 연극이 끝난 그 후’를 통해 <케어> 동물보호소 개체들이 언 식수를 깨먹는 모습을 방영했다. 박 대표의 발언은 임 국장의 언론 제보를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케어> 사무국장과 법률대리인을 겸직하는 김경은 변호사도 박 대표를 거들고 나섰다. 그는 “충주 동물보호소에 부과된 이행강제금 1400만 원을 대신 내라”고 임 국장을 압박했다.
충주시 건축디자인과 공무원 A씨에 따르면, <케어>는 충주 동물보호소에 불법건축물을 설치해 이행강제금 1400만 원을 2018년 부과받았다. <케어>가 이행강제금과 불법건축물 책임을 공익신고자 임 국장에게 떠넘긴 셈이다. 임 국장이 반박했다.
“그걸 왜 저한테 책임을 물으십니까?”
임 국장은 취재진에게 불법건축물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에 대해 덧붙여 설명했다.
“지난 겨울, 보호소 개체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선 불법건축물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건 대표의 결재를 받고 진행된 건데, 이제 와서 제 책임으로 밀면서 벌금까지 내라고 했습니다.”
잠시 뒤, 박소연 대표의 부절적한 말과 협박이 시작됐다.
- 박소연 – “녹음부터 하면서 너가 뭐하는 거냐고. 처음에 들어왔을 때”
- 임 국장 – “이런 일(매도 의미)을 당하니까 제가 녹음하는 겁니다. 그리고 대표님 항상 말을 다 틀리게 하시잖아요 SNS 상에.“
- 박소연 -“아니. 네가 틀리게 하지. 그러니까 내가 해명하는 거잖아.”
- 임 국장 – “그리고 방송이 바보랍니까?”
- 박소연 – “너 하늘이 무섭지 않니?”
- 임 국장 – “제가 묻고 싶은 말이네요.”
- 박소연 – “너 하늘이 무섭지 않아?”
- 임 국장 – “두렵지 않으세요?”
- 박소연 – “밤길 조심해.”
- 임 국장 – “아, 저 협박하시는 거네요. 지금.”
- 박소연 – “하늘이 무섭지 않냐고.”
- 임 국장 – “안 무서워요.”
개, 고양이 수백 마리를 죽이고도 사과하지 않은 박소연 대표는 양심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진짜 독하다. 어? 네 양심은 알고 있어. 네가 얼마나 괴로운지. 네 양심은 알고 있어. 네가 얼마나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지.”
후반부로 갈수록 박 대표의 감정은 더욱 격앙된다.
“야, 네 양심이 알아! 네 양심이 안다고! 어디서 하늘이 무섭지 않아? (중략) 뚫린 입이라고 거짓말 하지마. 넌 책임이 하나도 없어? 너 인간이야? 어? 단 1프로도 없어?
<케어> 측은 임 국장에게 퇴사를 종용하기도 했다. 김용호 <케어> 비영리단체 이사는 동물보호소를 관리할 직원과 수의사를 새로 고용했기 때문에 임 국장의 역할이 더는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충주보호소는 한국 사람이 한 명 가 있을 거고. 애들을 보살피는 일은 수의사가 정기적으로 보호소를 다닐 거예요. 엄밀히 수의사가 하는데, 예전에 국장님이 하시는 것보다 나을 거 아니에요. 특별히 (국장님이) 하실 수 있는 일이 없어요.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사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요. 하실 수 있는 일이 그 역할(동물관리국장) 이외에…”
박소연 대표와 임 국장이 물리적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박 대표가 녹음 여부를 확인하겠다면서, 임 국장의 스마트폰을 강제로 빼앗으면서 일이 벌어졌다.
- 박소연 – “(벌떡 일어나) 잠깐만, 잠깐만. 아니, 잠깐만. 좀 왜이래! 나 봐야 돼.”
- 임 국장 : (박 대표가 핸드폰을 가져가자) 미친 거 아니야? 없다고.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내놓으라고!”
이때 둘 사이에 몸싸움이 발생했고, 박 대표는 임 국장의 스마트폰을 바닥에 던져 버렸다.
- 임 국장 – “내가 녹음 안 한다고 그랬잖아! 안 한다고 내가 몇 번을 이야기 했어 지금. 안 했잖아.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진짜, 미친 사람들 아니야.”
- 박소연 – “근데, 왜 못 보여줘?”
- 임 국장 : “방금 김OO (사단법인) 국장이 확인하는 거 봤죠?”
- 박소연 – “아니? (핸드폰) 보여줘 그럼.”
회의 분위기는 폭력적으로 험악하게 흘렀다. 이상한 분위기를 느낀 임 국장은 “밖으로 나가겠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 못 나가. 회의 중에 못 나가.”
박 대표는 <케어> 남성 직원과 함께 사무실 문을 막았다. 임 국장의 옷과 팔을 잡아당기기도 했다.
- 임 국장 – “나, 나간다고 했죠. (박소연 대표가 임 국장의 옷과 팔을 잡아당기자) 지금 뭐하는 거야. 놓으라고! 아! (중략) 비키라고! 비키라고요 정OO 씨 비키시라고.”
- <케어> 직원 정OO : “아니, (회의) 마무리를 하고 나가시라고요.”
- 임 국장 : “내가 나간다고 그랬죠. 비켜, 뭐하는 거야. 지금 나 감금하는 거야? 뭐하는 거야?”
임 국장은 수차례 문을 열라고 말했다. 정 씨는 문 앞에서 비켜서지 않았다. 임 국장의 요구가 이어지자 박 대표는 강제 퇴사 요구와 함께 욕설을 퍼부었다.
“(퇴사 여부) 결정하고 가. 어딜 도망가. 창피해? 그렇게 부끄러워? 그런 짓(언론 제보)을 왜 했어. (중략) 네 양심이 안 괴로워? (중략) 이 썅X아!?”
불법 감금은 계속 이어졌다. 임 국장이 항의했다.
“자르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세요. (중략) 분명히 그만둔다고 말했지. 그러면 됐잖아. 왜 이러는 거야! 이거 무슨 짓이야.”
박 대표는 밖으로 나가면서 크게 외쳤다.
“평생 하늘이 널 지켜볼 거야. 평생 너와 네 딸을 지켜볼 거야. 평생 양심 괴롭게, 네가 어떻게 사는지 내가 두고 볼 거야. 평생 하늘이 지켜볼 거야, 너를.”
결국 임 국장은 그 자리에서 강제적으로 사직서를 썼다. <케어> 측이 사직서를 직접 작성하고, 임 국장은 서명만 했다. 끝내 사직서를 받아낸 <케어> 측은 공익신고자 임 국장을 풀어줬다.
이번 감금, 강제 사직에 대해 박소연 대표는 김경은 변호사를 통해 견해를 밝혔다.
“회의시간에 (임 국장이) 먼저 고성을 지르고 이사·국장으로서 책임은 하나도 지지 않으려고 하여 화가 나 ‘네 양심은 스스로 알고 있지 않냐, 하늘이 무섭지 않냐’ ‘딸 앞에서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살지 말라’고 이야기 한 것입니다. ‘나는 어린 딸을 6개월이나 못 보고 있다, 내 딸도 만나지도 못하게 하면서 너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하고 잘 살길 바라, 너와 딸이 얼마나 잘 사는지 두고 보겠다’고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보호소 관련 회의 중 (임 국장의) 태도가 수상하여 녹음 여부를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녹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녹음을 당하는 것이 기분 나쁘고 앞뒤 다 자르고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언론에 나가니 (중략) 녹음을 껐는지 확인한 것이지 폭행이 아니었습니다. (중략) 임OO가 그만둔다고 계속 말하여 (중략) ‘회의자리에서 논의해서 정확하게 (퇴사 여부를) 결정해 달라, 너는 회의를 계속 하고 차라리 내가 나가겠다’고 하면서 붙잡고 나간 것이지 감금은 있을 수 없습니다.
대표가 (사무실 밖으로) 나가자 임OO 씨는 내일(7.2) 일자 로 사직서 내겠다고 하였습니다. (임 국장이 퇴직) 이유를 개인사정으로 (<케어> 측에) 적어달라 하였고, (임 국장이) 직접 자필로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임 국장은 <셜록>과의 통화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박소연 대표를 협박, 강요,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알립니다
<셜록>은 7월 10일는 [박소연, 공익신고자 감금.. “이 X 묵어놔”]라는 제목으로,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가 공익신고자 임 국장을 향해 “내가 (사무실 밖으로) 나갈 거니까, 이 X 묶어놔”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셜록>은 음성파일과 공익신고자 임 국장의 진술에 따라 박 대표의 발언을 “묶어놔”라고 표기했으나, 속기 사에게 문의한 결과 “내가 나갈테니까” 이후의 발언이 불명확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에 <셜록>은 해당 기사에서 “묶어놔”라는 발언을 삭제합니다.
확실하게 특정할 수 없는 내용을 보도해 독자 여러분, 박소연 대표와 <케어> 관계자 등에게 사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