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탐사그룹 <셜록>과 <프레시안>이 허선윤 영남공업고등학교 이사장의 비리와 갑질 문제를 연속으로 보도하자 대구광역시교육청이 다시 감사를 시작했다. 그러자 허선윤 이사장 등 비리, 갑질의 핵심 인물들은 학교에 나오지 않거나, 병가, 조퇴 등을 내세워 학교에서 자취를 감췄다.
<셜록><프레시안>은 지난 7월 27일부터 영남공고에서 벌어진 문제 – 교사 10년 왕따, 임신포기 각서 강요, 여성 교사에게 술접대 강요, 특정 식당에 세금 몰아주기, 허선윤 이사장 취미 생활에 국고 지원, 홈쇼핑 조작 – 등을 보도했다.
특히 허선윤 영남공고 이사장과 이상석 교장이, 과거 수업 중인 여성 교사를 불러내 술접대를 강요했다는 기사는 독자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술접대를 인물은 김규욱 대구교육청 장학관으로, 현재 그는 달서공고 교장이다.
대구교육청 감사관실은 “<셜록>이 보도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면서 “술접대 사건 관계자들도 모두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술접대 문제에서 핵심 인물은 허선윤 이사장, 이상석 교장, 김규욱 달서공고 교장이다. 교육청 재감사가 시작된 지금, 이들은 과거 사안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는 등 책임을 통감하고 있을까?
우선, 허선윤 이사장. 허 이사장은 여성 교사 술접대 강요는 물론 임신포기 각서 강요, 교사 10년 왕따 등 모든 문제의 가해자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셜록>이 취재를 시작하기 이전까지, 허 이사장은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출근하는 등 거의 매일 영남공고에 왔다.
하지만 현재 허선윤 이사장은 학교에서 자취를 감췄다. 주말에 가끔 학교에 나올 뿐이다. 그는 전화 통화는 물론 일체의 인터뷰를 거부하고 있다.
이상석 교장은 8월 19일 개학 이후, 연속 이틀 조퇴해 학교에서 빠져 나갔다. 교직원들도 교장의 조퇴 이유를 모른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인 나이스에 조퇴 시간과 방문 장소 등을 모두 비공개로 했기 때문이다.
교육청 감사팀이 20일 오후 영남공고를 방문했지만 총 책임자인 교장이 자리를 비운 셈이다.
장학관 시절 영남공고에서만 수차례 술접대를 받은 김규욱 달서공고 교장은 어떨까. 김규욱 교장은 아예 8월 12일부터 30일까지 병가를 내고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라 병가 일수가 연간 6일을 초과하면 의사 진단서를 내야 한다.
김규욱 교장은 <셜록>의 보도 이후 갑자기 어떤 건강상의 문제가 생긴 걸까.
김창호 달서공고 교감은 20일 <셜록>과의 통화에서 “김 교장의 병원진단서에는 3주간 안정과 통원치료를 요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면서 “김 교장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두통 등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교장의 복무를 총괄하는 대구교육청 측은 “김규욱 교장이 술접대를 폭로한 <셜록>의 보도를 보고 정신적 충격 등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규욱 교장과는 20일 오후 어렵게 전화 연결이 됐다. “말도 제대로 못한다”는 달서공고와 대구교육청의 말과 달리 김규욱 교장의 말은 우렁찼다. 그는 “시골에 내려와 있다”고 밝힌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처럼 수업중인 여성 교사를 불러내 술접대를 강요하고 받은 세 남자는 모두 자취를 감췄거나 입을 닫았다.
술접대 피해 여성 교사는 어떨까. 피해 교사 A씨는 지난 17일 <셜록>과의 통화에서 “세 사람을 모두 용서하기 어렵다”며 울었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대구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그런 기사를 보고 김규욱 교장이 멀쩡하겠느냐”고 말했다.
대구교육청은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총 2회에 걸쳐 영남공고를 감사했지만, 허선윤 이사장의 여러 혐의에 면죄부를 줬다. 이런 탓에 부실감사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후보 시절 허선윤 이사장과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강은희-허선윤 유착’이 강하게 나왔다.
대구교육청은 “이번 세 번째 감사에서는 더욱 최선을 다해 여러 의혹과 문제의 실체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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