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공업고등학교에서 일하는 한 교사가 학생에게 허위 진술서 작성을 강요하는 등 언론 제보자 색출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셜록><프레시안>은 지난 9월 24일 자 “허선윤 추천 교감 후보.. 교사 사찰에 대리채점까지” 기사에서 김OO 전자기계과 교사가 2016년경 고3 학생들에게 서술형답안을 대리채점을 시킨 사실을 보도했다.
기사에는 김OO 교사의 수업 시간 모습이 담긴 사진이 실렸다. 2019년 5월 22일에 촬영된 이 사진을 보면, 김 교사는 숙면을 하고 학생들은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다.
보도 이틀 뒤인 26일, 김 교사는 본인 수업 시간 중 A학생(19)을 교실 밖으로 불러내, 언론사에 사진을 건넨 제보자가 누군지 추궁했다.
“김 선생님이 제게 ‘어느 선생님 지시로 사진을 찍은 것이냐’고 추궁했습니다. 해당 교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예정인데, 저는 보호해 주고 싶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저는 사진을 찍은 적도 없는데, 마치 잘못한 사람인 것처럼 물어봐서 몹시 기분이 나빴습니다.”
김 교사는 학생에게 ‘거짓 진술서 작성’을 강요하기도 했다. 거짓 진술서의 핵심은 ‘박동우(가명) 교사가 학생들에게 3학년 ‘자동화설비’ 중간고사 문제를 시험 전 유출했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박 교사의 음모 탓에 자신이 교감 후보에서 탈락했다고 믿고 있다. 허선윤 영남공고 이사장은 최근 김 교사를 교감 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그는 교육청 심사에서 평균기준 미달로 탈락했다.
즉, 그는 박 교사를 보복하기 위해 학생에게 거짓 진술서 작성을 지시한 셈이다. 김 교사의 지시로 거짓 진술서를 작성한 재학생 B씨(19)는 불쾌함을 보였다.
“정규 수업시간이 끝나고 김 선생님이 불러 전자기계과 실습실로 갔습니다. 김 선생님이 ‘한 번만 도와달라’는 식으로 제게 거짓 진술서를 강요했습니다. 거절도 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 반강제로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B씨가 밝힌 거짓 진술서의 내용은 이렇다.
‘박OO 선생님이 ‘자동화설비’ 교과 프린트물에서 시험 문제 30개를 찝어, 시험 전 미리 학생들에게 유출했습니다’
재학생 C씨(19)도 김 교사가 거짓 진술을 강요한 사실을 털어놨다.
“김OO 선생님이 제게 ‘박 선생님이 시험 문제 답을 가르쳐 준 게 맞지 않느냐’는 식으로 수차례 대답을 강요했습니다. 저는 사실이 아니니까,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박 교사는 김OO 교사의 행태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교사는 “‘자동화설비’ 과목은 1학년 때부터 사용한 교과서를 3학년 때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교과협의를 거쳐 3학년 학생들은 프린트물로 수업을 한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영남공고 강승용(가명) 교사는 “김 교사가 부끄러워하거나 반성하는 태도는 보이지 않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보복”이라고 한탄했다.
이와 관련 장상교 영남공고 교장은 “김OO 교사가 학생 제보자 색출 작업을 하는지 몰랐다”면서 “그런 일을 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제보자 색출에 나서고, 학생에게 거짓 진술서 작성을 강요한 김OO 교사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27일에는 병·조퇴를 신청하고, 오전에 학교를 떠났다.
평가기준 미달로 교감 후보에서 탈락한 그는 2020년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김 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