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음란물 유통 중지를 요구하자 양진호 회장 자택 옥상에선 찬물 쏟아졌다.
‘n번방’ 조주빈 이전에, ‘웹하드 황제’ 양진호가 있었다. 조주빈이 사과하지 않았듯이, 양진호 일당도 아직 반성이란 걸 모르는 듯하다. 양진호 집안에서 쏟아진 찬물이 그 증거 중 하나다.
성착취 영상물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높아진 요즘. 웹하드 위디스크 등에선 여전히 불법 음란물이 유통되고 있다.
양진호 회장의 엽기적인 행각을 수사기관과 세상에 알린 공익신고자들은 작년 겨울부터 경기도 판교 양 회장 자택 앞에서 불법 음란물 유통 중지를 요구하는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양 회장 측에게 ‘찬물 봉변’을 당한 때는 지난 4월 18일 오후. 공익신고자 A 씨는 수개월간 그랬듯이 이날도 피켓을 들고 양진호 회장 자택 앞에 섰다.
‘양진호, 이랑진, 김정훈 불법 음란물 유통을 중단하고 공익신고자 부당해고 철회하라.’
이랑진은 2006년 월드미스 유니버시티 3위 출신 인물로 양진호 두 번째 부인이다. 둘은 양 회장 구속 직전인 2018년 11월, 기습 혼인신고를 했다. 이랑진은 현재 위디스크, 파일노리 대표이사로서 음란물 유통 책임자라 할 수 있다.
김정훈은 위디스크–파일노리 지주회사인 한국인터넷기술원 대표다.
공익신고자 A씨가 피켓을 들고 시위를 시작한 지 10분 쯤 흘렀을까. 이랑진 대표가 자택 옥상에서 고개를 내밀고 A씨를 쳐다봤다.
잠시 뒤 옥상에서 찬물이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누군가 식물에 물을 주는 호스를 이용해 뿌리는 듯했다. 영상을 보면 실수가 아닌 의도적으로 뿌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봉변을 당한 공익신고자는 자신과 눈이 마주쳤던 이랑진에게 곧바로 문자를 보내 항의했다.
“1인시위하는데 옥상에서 물 뿌리는 건 1인시위 방해한 것으로 간주할게요.”
“다음에 또 그러시면 법적조치 합니다.”
“음란물 유통 중단하고 부당해고 철회하고 복직시키면 1인시위 중단합니다. 지방노동위원회의 OOO 복직명령도 이행하길 바랍니다.”
이랑진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랑진은 21일 <셜록>과의 통화에서 “왜 물을 뿌렸느냐”는 물음에 이 말만 반복했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제 말 인용하면 민형사 고소하겠습니다.”
공익신고자 A씨는 같은 날 <셜록>과 전화통화에서 “사회적 비난이 쏟아지고,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는데도 이랑진 대표 등은 여전히 불법 음란물 유통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며 “양진호와 그의 측근들은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불법 수익’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불법 음란물 유통을 중지하고, 불법 해고된 직원들이 복직될 때까지 1인시위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진호는 구속된 상태에서도 평소 신념대로 “배신자들에게 보복”을 가하고 있다. 이랑진은 양진호의 ‘옥중 메시지’를 실행에 옮겨 공익신고자 네 명을 비롯해 직원 5명을 불법 해고했다.
김정훈 대표는 검찰로 넘어간 양진호 회장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찾는다는 구실로 직원을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양진호 회장의 지시를 받고 대학교수에게 가래침을 먹이는 등 집단폭행을 자행한 직원 세 명은 구속 위기에 처했다.
검찰은 21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1부(이수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폭행에 가담한 이OO, 윤OO, 임OO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세 사람은 법정에서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등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했다.
같은 날, 양진호 회장은 보석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대법원은 21일, 양 회장이 재항고한 구속영장 발부 취하 요구를 기각했다. 이로써 양 회장의 구속은 오는 6월 4일까지 유지된다.
2018년 11월 구속된 양진호 회장에겐 아직 1심 선고도 내려지지 않았다. 양 회장의 기소 혐의는 특수강간, 강요, 상습폭행, 정통망법 위반(도청) 등 총 16개에 이른다. 병합된 사건이 많이 재판이 길어지고 있다. 회삿돈 167억 원 횡령, 필로폰 투약 등의 혐의는 심리조차 열리지 않았다.
일각에선 양 회장이 재판을 일부러 지연시킨다는 비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