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스토리펀딩에서 2015년 4월 29일부터 같은 해 8월 9일까지 진행했던 기획입니다. 스토리펀딩에서 보기]
나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의 눈에서 15세 소년의 눈물이 보였습니다. 살인 누명을 쓴 소년, 얼마나 무섭고 세상이 원망스러웠을까요. 소년은 감옥에 갔습니다. 꼬박 10년을 살고 25살에 세상에 나왔습니다. 이젠 서른이 됐습니다. 아이도 한 명 낳았습니다. 세월도 지울 수 없는 낙인이 있습니다.
‘살인자.’
2000년 8월 10일 새벽 2시께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 최성필(가명)씨는 범인으로 몰려 10년을 잃었습니다. 그가 진짜 살인범이라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지요. 하지만 그는 범인이 아닙니다. 증거도 없고, 알리바이와 과학으로 따져도 그렇습니다.
진짜 살인범은 따로 있습니다.
사건 발생 3년 뒤인 2003년, 진범이 전북 군산경찰서에서 체포됐습니다. 자백, 알리바이, 증인 진술, 증거, 정황 등이 그가 진범이란 걸 말해줍니다. 하지만 국가는 그를 풀어줍니다. 그는 유유히 경찰서를 빠져나갔습니다. 여전히 자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국가가 풀어준 살인범, 그는 지금 당신 곁에 있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냐고요? 사실입니다. 살인 누명을 쓴 15살 소년의 사연, 진짜 범인을 풀어준 대한민국, 진범을 체포했음에도 좌천당한 어느 형사의 분노 등을 보도하겠습니다.
오는 8월 9일이면 이 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납니다. 그날이 지나면 진범을 잡을 수도, 죄를 물을 수도 없습니다. 가짜 살인범 15살 소년의 슬픔도 풀어주기 어렵습니다. 국가는 소년에게 사과하고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세월이 지우지 못한 낙인을 이제 국가가 지워줘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진짜 범인을 체포했던 황상만 전 군산경찰서 형사가 어렵게 나섰습니다. 은퇴했지만 다시 한 번 힘을 내기로 했습니다. 최성필씨의 억울함을 풀어주려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 박준영, 신윤경 변호사도 나섰습니다. 10년 다닌 <오마이뉴스>에 사표를 낸 저 박상규도 힘을 보탭니다. 우리는 한 팀입니다. 감히 말합니다.
우리는 진범을 압니다.
기획 ‘그들은 왜 살인범을 풀어줬나’는 공소시효가 끝나는 오는 8월 9일까지 계속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후원과 관심이 이 기획을 끌고 갑니다. 여러분들의 참여와 분노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듭니다.
한 명을 위한 일, 우리 모두를 위한 일입니다. 누구든 누명의 희생자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