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6일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한 학생이 교실 창문에 노란색 메모지 한 장을 붙였다. 그 옆에 다른 학생도 파란색 메모지를 따라 붙였다. 어느덧 알록달록한 메모지 수백 장이 창문을 덮었다.
학생들이 교실 창문 너머 바깥세상을 향해 보낸 메시지, “#ME TOO”, “WE CAN DO ANYTHING”, “#WITH YOU”. 용화여고 졸업생들이 SNS에 폭로한 ‘스쿨미투’에 대한 화답이었다. 졸업생들은 재학 시절 남자 교사들에게 상습적인 성희롱, 성폭행을 당했다. 용화여고의 연대 활동으로 스쿨미투는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졌다. 정치인, 교사, 학부모 등 한국 사회는 학생들에게 스쿨미투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5년이 흘렀다. 교복을 입고 창문에 메모지를 붙이던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하거나, 직장에 다니는 사회인이 됐다. 피해자들은 학교를 떠났지만, 스쿨미투는 졸업하지 못했다. 학교에 그대로 남아 있다.
지난 8일 정치하는엄마들은 경기도교육청을 상대로 스쿨미투 처리현황 정보공개 행정소송을 시작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스쿨미투 발생 학교명’을 포함한 정보공개 행정소송에서 이긴 지 약 1년 만이다.
이번 소송도 스쿨미투 발생 학교명 공개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1월 서울시교육청 행정소송 판결을 근거로 전국 시도교육청에 스쿨미투 처리현황 정보를 요구했으나, 6개 시도교육청(경기·경남·대구·대전·전남·충북)은 학교명을 비공개 중이다. 5년이 지나도 교육 당국의 미온적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스쿨미투 이후 5년이 흐르는 동안 학교 현장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또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스쿨미투 운동을 돌아보며, 남은 쟁점을 짚어보려고 한다.
스쿨미투는 끝나지 않았다.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추적은 계속된다. #스쿨미투는_졸업하지_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