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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인혁당 피해자 9년 만에 ‘빚고문’ 벗어난다
인혁당 피해자들이 정부의 ‘빚고문 소송‘에서 벗어난다. 정부는 법원의 화해권고안을 받아들여 인혁당 피해자들에게 반환할 돈만 받고 지연이자 추징을 접기로 했다. 박근혜⋯
2022.06.20 -
13화. 박지원 “인혁당 피해자 문제, 정의롭게 해결하겠다”
인혁당 피해자들이 ‘빚고문’에서 벗어날 실마리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27일 인사청문회에서 “인혁당 피해자의 국가배상 대법원 판결은 굉장히 잘못됐다”면서⋯
2020.07.27 -
12화. 연 20% 이자.. 국정원 아직도 ‘빚고문’ 자행
인혁당 재건위 사건 생존 피해자 이창복 씨는 얼마 뒤면 길거리에 나앉을지 모른다. 지난해 5월 이 씨가 법원에 ‘국가정보원의 강제경매집행을 멈춰달라’며⋯
2020.07.15 -
11화. 국정원, 인혁당 피해자 집 끝내 빼앗다
나은주는 전 재산인 집을 지난 5월 경매로 잃었다. 아버지가 투옥된 사이 야간고등학교 다니며 형제들과 함께 모은 돈으로 마련한,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2019.11.04 -
10화. ‘소멸시효’ 뒤에 숨는 비겁한 나라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한 ‘태완이법’ 학원 가던 6살 아이가 황산을 뒤집어썼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놈의 짓이었다.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황산이 아이⋯
2018.02.26 -
9화. 26억원 배상금이 사라졌다
누런 벼가 일렁이던 1972년 9월 27일, 강원 춘천시 우두동의 한 논두렁에서 9살 여자 아이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아이가 신던 슬리퍼는 사건 현장에 가지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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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현충원에 묻힌 사법 살인자들
인혁당 사건 피해자의 딸 전재연(50)은 세월호 유가족을 방문했을 때 눈물을 참지 못했다. “늦게 찾아봬서 죄송합니다. 저는 인혁당 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 잿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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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무기수의 아들은 시인이 되었다
무기수의 아들은 시인이 되었다 김수영의 시는 아버지를 닮았다. 비릿한 혁명의 피 냄새가 난다. ‘시는 온몸으로, 바로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라는 김수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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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아버지는 ‘고문실’에서 죽었다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 아버지 나경일(1930년 생)은 2009년 8월 국가배상금 12억 7,000여만 원을 받고 얼마 안 돼 몸져누웠다. 숱한 고문도 끈질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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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국정원은 아파트만 뺏은 게 아니다
갑오개혁 때 폐지됐다던 연좌제는 사실 살아있다. 레드 콤플렉스에 기한 덕이다. 전영순(62살)이 산증인이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영순은 아버지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간 그 날부터 ‘빨갱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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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은행 빚으로 국정원 빚을 갚다
야간 통금 2시간 전. 아래층에서 ‘경찰이다!’ 외마디 비명이 들리더니, 와이셔츠 차림 남자 셋이 별안간 전창일 집으로 들이닥쳤다. 경찰이 아닌, 중앙정보부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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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국정원, 84살 노인 집을 압류하다
“이창복 씨 계십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며칠 전이다. 유달리 추웠던 지난 2월 말, 말쑥하게 차려입은 한 남성이 이창복(84)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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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민주투사의 보상받지 못한 34년
동대구역에서 내려 강창덕 선생님을 뵈러 가는 택시 안. 택시기사는 걸쭉한 사투리로 지난 대선을 회상하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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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국정원에 13억 원 빚을 진 노인
대한민국이 내게 소송을 걸었다 아침 7시, 서울역에서 동대구역으로 향하는 KTX 열차 안. 이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내게 벌어졌다고 상상해봤다. 좀체 감이 서지 않았다. KTX 간이 테이블 위에 소장 하나 올려놓고 한참을 바라봤다. 원고에는 대한민국, 피고에는 90세 노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부당이득반환 청구였다. 쉽게 말해 대한민국이 90세 노인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소송을 낸 것이다. 왜 국가는 100세를 바라보는 어르신에게 돈을 내놓으라는 걸까? 도대체 어르신이 부당하게 취한 돈이란 뭘까? 궁금증은 동대구역에 도착할 때까지 해소되지 않았다. 구불구불한 대구 봉덕 시장 옆 골목을 뚫고 어렵게 주소지를 찾아냈다. ‘종합신발백화점’이 나타났다. 바로 옆 녹슨 철문을 여니 낡은 다세대 주택이 나왔다. 시멘트 마당을 ‘ㄷ’ 자로 둘러싼 허름한 2층 집. 오늘 만나기로 한 90세의 강창덕 선생님이 이곳 1층에 사신다. “좀 누추하지요? 그래도 보증금 300만 원에 월 30만 원짜리 월세방 치고는 괜찮습니다.” 숨이 턱 막히는 집안 열기가 나를 먼저 맞았다. 문 밖의 쨍한 햇볕은 현관을 통과하지 못했다. 살림살이는 여느 집과 다를 바 없었지만 책상이 시선을 확 끌었다. 빼곡한 책들 사이로 한반도기가 꽂혀 있었다. 신문기자 출신답게 시사 주간지와 신문이 책상 주변에 많았다. 안중근 의사의 글귀도 보였다.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 ‘눈앞 이익을 보면 대의를 생각하고, 나라의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친다’는 뜻의 한자가 포스트잇에 적혀 있었다. 책상은 결의의 문구로 가득했다. ‘애국 결의를 하시는 노인에게 왜 국가는 돈을 토해내라는 걸까.’ 의구심은 씻어지지 않았다. 강창덕(90) 선생님의 방. 침대 한 편에 일간지와 주간지가 쌓여있고, 책상 위에는 펜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셜록 국정원이 모두 뺏어갈 낍니다 강 선생님은 지팡이에 의지해 꼬깃꼬깃해진 종이를 힘겹게 꺼내셨다. KTX 안에서 본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장이었다. ‘원고 : 대한민국’이 또다시 나를 압도했다. 선생님 손가락은 ‘소관청 : 국가정보원‘으로 향했다. ‘법률상 대표자 : 법무부 장관 황교안’도 짚으셨다. 늘 그러셨다는 듯 한숨과 함께 마른 세수를 하셨다. 요약하자면 이랬다. 2013년 7월 대한민국 중앙행정기관 국정원은 아흔 살의 강창덕 선생님에게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걸었다. “내가 국정원에 돈 빌린 적이 읍는데 내라는기 말이 됩니까?” 법원은 국정원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은 2013년 10월 강 선생님에게 6억 8,900만 원과 함께 이자까지 내라고 했다. 법정이자율 5%까지 고려하면 금액은 판결 시점기준 8억 3,300만 원이었다. 더 큰 문제는 선고 다음날부터 이자가 4배로 뛰었다는 사실이다. 2011년 11월 강창덕(90)선생님이 받은 최고서. 당시 서울고등검찰청은 강 선생님에게 6억 8,900여만 원의 돈을 1개월 이내에 반환하라고 했다. ⓒ셜록 연 20%의 연체 이자율로 현재까지의 빚은 13억 3,300만 원이다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갔다. 숨만 쉬고 있어도 하루에 37만 7,700원 이자가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