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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화. 사채왕이 아니라 ‘고소왕’이라 불러야겠습니다
이제 그 남자를 새 별명으로 불러야겠습니다. 사채왕이 아니라 ‘고소왕’으로. 김상욱과 그 일당 김재민 전 무궁화신탁 대리는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다섯⋯
2024.10.28 -
50화. 정유정 작가의 인간탐구… 왓슨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안녕하세요, 왓슨그룹장 김혜민입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는 고단한 날에도 한 문단이라도 읽고 잠들어야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죠.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공통점을⋯
2024.10.25 -
49화. 김지수 “실패한 인터뷰는 세상에 없는 거예요”
“실패한 인터뷰는 세상에 없는 거예요.” 지난 23일 열린 셜록클럽. 김지수 기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리하고 대단한 질문이 아닌 “그러니까요”, “그러게요”, “그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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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5인 5색’ 셜록클럽…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안녕하세요, 왓슨 그룹장 김혜민입니다. 깨어 있는 시민으로, 행동하는 지성인으로 살고 있는 왓슨 여러분들을 위한 다양한 셜록클럽이 11월부터 시작됩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2024.10.18 -
47화. 훅 하는 이야기, 팔리는 글쓰기… ‘셜록 창작클럽’ 모집
드라마, 소설, 기사, 탐사보도 매체 운영 등 전방위 글쓰기로 살아가는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대표, CJ ENM, 네이버웹툰, 하이브에서 콘텐츠를 개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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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손석춘과 함께 책을’, 언론지망생을 초대합니다
첫 강의부터 질문은 심오했습니다. 교수님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한 가지 질문을 반복해서 물었습니다. “사실과 진실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평소 해보지 않았던 철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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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왓슨과 함께 푸르고 풍요로운 ‘한강’을 건넙니다
“한강은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며, 작품마다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냅니다. 그녀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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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도파민 덩어리’ 숏폼 120편 대신, 영화 한 편 봅시다
펼쳐보지 않은 책들이 책장에 쌓여가는 것처럼, 제 OTT 서비스에는 ‘찜’한 영화들로 꽉 차있습니다. 하지만 평일 저녁 퇴근 후, 한가로운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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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오마이갓생! 김연정 기자의 ‘가면낭독회’에 초대합니다
매일 새롭게 발생하는 사건사고. 복잡하고 머리 아픈 우리 사회. 가끔은 신경을 완전히 꺼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을 외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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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셜록클럽]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이번 주인공은 왓슨입니다
안녕하세요. 왓슨그룹장 김혜민입니다. 여러분은 인생의 문장을 가지고 계신가요? 저에게는 인생의 방향을 정하거나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기준이 돼주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2024.10.04 -
41화. 강원국이 풀어낸 글과 말의 여정에 스며들었습니다
“평생 남의 글만 쓰던 제가 50세에 암 선고를 받고, 이렇게 죽으면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내 생각과 감정을 말하고 썼어요.”⋯
2024.10.02 -
40화. 셜록클럽 첫 행사,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젠장!” 그렇게 기다리던 셜록클럽 첫 행사가 열리는 날인데 폭우가 내렸습니다. 왓슨의 발걸음을 망설이게 할 것 같아 징하던 더위를 물러가게 할⋯
2024.09.23 -
39화. 강원국 작가 강연에 왓슨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안녕하세요. 왓슨 그룹장 김혜민입니다. <사람, 배우 그리고 왓슨>에 이어 9월 두 번째 셜록클럽을 개최합니다. 여러분은 꼭 가지고 싶은 능력을 하나⋯
2024.09.11 -
38화. ‘사람, 배우, 그리고 왓슨’ 셜록클럽 9월 행사 초대장
안녕하세요. 왓슨 그룹장 김혜민입니다. 유독 더웠던 여름 끝에 만난 가을이 더 반가운 것처럼, 왓슨 그룹장으로 맞이하는 올해 가을이 저에게는 더⋯
2024.09.04 -
37화. 이제 김혜민의 ‘기분 좋은 수다’에 빠져들 시간입니다
김혜민 YTN 라디오 피디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 늘 정신이 멍했습니다. 아나운서 출신답게 말을 잘하기도 하지만, 김 피디는 확실히 수다쟁이입니다.⋯
2024.08.22 -
36화. [신청] 왓슨 북클럽 ‘인터뷰 읽기 모임’의 문을 엽니다
책 냄새 맡는 것을 좋아합니다. 새 책에서 나는 싱싱한(?) 잉크 냄새도 좋고, 긴 시간 손때 묻은 책에서 나는 오래된 종이⋯
2024.01.02 -
35화. “꼭 해결하고 싶었다” 셜록 주보배 기자, Q저널리즘상 수상
“(자유로 청소노동자 문제를) 꼭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할 수 있는 건 다 하자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진실탐사그룹 셜록 주보배 기자)⋯
2023.12.22 -
34화. 블랙리스트 정권의 민낯, ‘용산 지킴이’와 셜록이 파헤치다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마을도서관 문을 열자 초등학생들 목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네다섯 명의 아이들은 손님이 온 줄도 모른 채⋯
2023.10.05 -
33화. [영상] 우리의 출근은 왜 ‘불법’인가… 이규식은 오늘도 지하철을 탄다
천사가 아닌 전사로 살아온 내가 생을 마감할 즈음엔 세상이 많이 달라져 있으리라 믿는다. 저상버스가 지역마다 골목골목까지 누비고 장콜(장애인콜택시)뿐만 아니라 일반⋯
2023.06.02 -
32화. [신청] ‘이규식의 세상 속으로’ 북토크에 초대합니다
‘이명박’, ‘전여옥’이면 모를까, ‘장애인’은 일종의 금기어였다. 그 세 글자를 제목에 박으면 클릭 수는 거의 폭망했다. 기사를 퍼뜨리기 위해 ‘장애인’을 지울까,⋯
2023.05.02 -
31화. ‘인간 로드킬을 멈춰라!’ 당신과 함께 만든 작은 변화
지난해 9월 어느 날, 점심을 먹고 회사 근처 산책로에 늘어진 가을 햇살 사이를 느릿느릿 걷고 있었다. “취재하고 싶은 게 있나요?”⋯
2023.04.03 -
30화. [신청] 4월 왓슨 북클럽, 이번에는 ‘영화’로 만납니다
이번엔 책이 아니라 ‘영화’로 만납니다. 셜록의 친구(유료독자) ‘왓슨’들을 위한 왓슨 북클럽. 4월에는 특별한 자리로 마련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애프터미투>(2021) 상영회를 진행합니다.⋯
2023.03.24 -
29화. [영상] 왓슨 북클럽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환자들을 만나던 정신과 의사의 말입니다.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죽음의 문턱을 넘고 싶어⋯
2023.02.22 -
28화. [신청] ‘왓슨 북클럽’ 최정규 변호사… “판검사와 싸우는 이유”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최정규 변호사에게 빚진 게 많습니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진행한 프로젝트 ‘존경하는 판사님은 책임지지 않는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2023.02.14 -
27화. [영상] 왓슨 북클럽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
직업병을 안고 태어난 ‘반도체 아이들’이 있습니다.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위해 싸워야 했던 엄마들도 있었습니다.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희정, 오월의봄, 2022)은 그들의⋯
2023.01.19 -
26화. [신청] 고 임세원 교수가 남긴 온기, ‘왓슨 북클럽’에서 나눕니다
자신의 환자가 휘두른 칼에 찔려 사망한 정신과 의사. 2018년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기억하실 겁니다. 임 교수는⋯
2023.01.17 -
25화. [신청] 2023년 첫 번째 ‘왓슨 북클럽’, 희정 작가와 함께합니다
지난해 ‘반도체 아이들의 가려진 아픔’이란 프로젝트로 태아산재 문제를 취재할 때, 굴곡진 피해자들의 삶과 ‘태아산재법’ 통과 여정을 책으로 써보고 싶다는 욕심을⋯
2022.12.14 -
24화. 공익제보자와 셜록, 함께 ‘호루라기’를 불다
하나고등학교 공익제보자 A 선생님이 제게 뜻밖의 연락을 보내왔습니다. “제가 사전 허락도 없이 호루라기재단에 ‘올해의 언론상’ 추천을 했어요, 수상자로 선정이 될⋯
2022.12.05 -
23화. [신청] 이슬아 × 셜록… 왓슨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작가 이슬아의 글을 읽을 때면 감탄보다 질투심이 먼저 터집니다. 어휘와 문장을 다루는 센스,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
2022.11.15 -
22화. [공개채용] 우는 사람을 찾습니다
사람들이 울고 있습니다. 세상에 큰 파도가 칠 때마다 언론은 존재의 이유를 더 크게 질문받곤 합니다. 언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자는⋯
2022.11.09 -
21화. [신청] ‘왓슨 북클럽’ 11월의 책은 ‘대한민국 치킨전’입니다
작가 장강명이 여러 문학상을 받으며 이름을 날릴 무렵, 그를 인터뷰했습니다. 장 작가의 차분한 목소리 톤은 이 대목에서 살짝 올라갔습니다. “기사⋯
2022.10.20 -
20화. 왓슨 북클럽 ‘두 번째 금요일’ 10월 멤버를 모집합니다
왓슨 북클럽을 새롭게 시작합니다. 매달 책 한 권을 함께 읽고, 둘째 주 금요일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생각과 지식, 경험과⋯
2022.09.15 -
19화. 셜록이라는 ‘개구멍’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초등학생 큰아이가 지난주에 숙제를 하나 받아왔더군요. 직업에 관해 인터뷰하는 숙제였습니다. 귀여운 질문들에 웃으며 대답하다가, 마지막 질문에서 생각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내가⋯
2022.09.07 -
18화. ‘가짜 논문’ 피해자 고려대, 꼭 경찰 조사 받으시길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대표 기자가 13일 서초경찰서에서 약 2시간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젠 고려대학교 차례입니다. 진리를 추구한다고 ‘알려진’ 대학 답게 성실히⋯
2022.05.16 -
17화. 르포-논픽션 공부 모임을 시작합니다
‘작심 3개월’이 끝났습니다. 다시 시작하기 좋은 시간입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좋은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아빠의 아빠가 됐다>를 쓴 조기현 작가와 ‘르포-논픽션 공부⋯
2022.04.04 -
16화. 이승련 부장판사 장남 농지 관련 사실오류, 사과드립니다
<셜록>은 3월 20일 자 기사 “‘166억 재산’ 이승련 판사 장남의 불법 농지 취득 의혹”을 보도하며 “이승련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장남 이OO⋯
2022.03.29 -
15화. ‘간병청년 강도영’ 인권보도상 수상과 숨은 조력자들
<셜록>이 보도한 ‘간병살인 청년 강도영 – 누가 아버지를 죽였나’가 인권보도상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지난 2월 말에 받았다.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가⋯
2022.03.02 -
14화. 술 좋아하는 세 여자가 ‘셜록’ 보도 방식을 바꿨다
어쩜 저렇게 술을 잘 마실까 감탄하다가 끝내 속이 울렁거렸다. 저 깊은 곳에서 불어터진 면발이 알코올과 함께 역류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2022.02.20 -
13화. [공개채용] 기자 같지 않은 사람을 찾습니다
기자들이 몰리는 곳이 아닌, 기자들이 가지 않는 곳으로 가야합니다. 모두가 말하는 것이 아닌,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을 보도해야 합니다. 이슈를⋯
2021.11.15 -
12화. 왓슨 여러분을 ‘홈리스 네트워크’에 초대합니다
홈리스 네트워크(Homeless network). 영국 드라마 ‘셜록’에 등장하는 정보망. 노숙인 한 명의 정보가 경찰 여러 명의 그것보다 낫다고 믿는 셜록. 드라마에서⋯
2021.10.11 -
11화. [셜록 기자 채용] 무모한 당신을 기다립니다
‘어제 벌어진 일이 아닌, 내일은 달라져야 하는 오늘의 문제를 보도합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끝까지 문제를 해결합니다. <셜록>이 함께 세상을 바꿀⋯
2021.08.09 -
10화. 4월 16일, 영남공고에서 온 ‘무서운’ 편지
지한구 영남공고 선생님이 ‘단톡방’에 메시지를 남긴 건 오늘, 4월 16일 아침이었다. 선생님은 교문 사진 한 장을 첨부했다. 영남공고 교문 위에는 ‘4.16 세월호⋯
2021.04.16 -
9화. 그 코맹맹이 소리.. 언제나 김보경이 있었다
고소당할 게 뻔한 기획 보도여서 동료에게 일을 맡기는 게 미안했다. 맞은편에 앉은 김보경 기자가 코맹맹이 소리로 말했다. “제가 할게요.” 고소 공포보다 막힌⋯
2021.04.06 -
8화. 8개월 취재, 보도로 부정입사자 23명 정리했습니다
은행권 채용비리 취재를 하면서 신용카드 2개를 새로 발급 받았다. 가입한 상품도 2개다. 부정입사자를 찾아 은행을 방문했을 때 바로 채용비리에 대해⋯
2021.03.09 -
7화. 굿바이 공개채용.. ‘유러스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
깨진 이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아 두 배의 통증과 비용을 치르고 치과를 나올 때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얼굴 본 적 없는⋯
2021.03.03 -
6화. 그 귀찮은 자필 청구서.. 벌써 200명 참여했습니다
우편물을 찾기 위해 길이 4cm 금속 열쇠를 들고 서울 서대문우체국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과거로 향하는 느낌이 든다. 고지서가 아닌 흰색⋯
2021.02.08 -
5화. 양육자-셜록 협업 1년.. “양육비 안 주면 형사처벌”
흔들리는 지하철 안, 주머니 속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폰을 꺼내 확인하니, 카카오톡 메시지가 가득 찼다. 시민단체 양육비해결총연합회(이하 양해연) 운영진들이 개인 메시지를⋯
2020.12.23 -
4화. 우리은행, 김앤장 내세워 ‘셜록’에 10억원 요구했다가..
채용비리를 저지른 은행의 뒤끝은 확실하고도 거대했다. 우리은행은 신입사원 부정 채용 과정에 권광석 부행장(현 은행장)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보도한 진실탐사그룹 <셜록>에게 10억⋯
2020.12.16 -
3화. 조지 오웰 읽기 모임 ‘집으로 가는 길’ 멤버 모집
조지오웰 읽기 모임 ‘집으로 가는 길’ 멤버를 모집합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 정기 유료독자(후원자) ‘왓슨’만 참여할 수 있는 멤버십 모임입니다. 박상규 <셜록>⋯
2020.10.08 -
2화. 종편 기자와 오마이뉴스 기자의 만남
회사를 그만두고 바로 여행 짐을 쌌습니다. 벌써 2년 반 전 일입니다. 주변에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떠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사실은 여행을 가장한 도피였습니다. 3년간 취재 현장에 쫓겨 다니듯 다니다가, 집에 홀로 앉아 헛헛함을 감내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잡생각을 못하도록, 격렬히 몸 쓰는 곳으로 가자.’ 오로지 먹고, 자고, 걷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여행지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적당한 것을 넘어 약간 버거운 곳, 길어질지 모르는 백수 생활을 대비해 물가도 그리 높지 않은 곳을 찾았습니다. 무엇보다 ‘본연의 나 그대로일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허울뿐이었던 기자직, 그마저도 쉬이 내려놓지 못했던 과거의 저를 멀리 던져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안나푸르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음이 기울자마자 바로 네팔행 티켓을 샀고, 며칠 뒤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휴가로 오신 건 아닌 것 같은데.. 표정이 왜 그렇게 어두워요?” 먼저 제게 대화를 건 이는 한인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었습니다. 별스러운 농담에도 진지하게 반응했던 탓인지, 타고난 낮은 목소리 탓인지 사장님은 며칠째 제가 왜 긴 여행을 떠나 왔는지 궁금해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대수롭지 않은 척 “뭐, 그냥..” 정도로 말끝을 흐렸는데, 사흘쯤 지나자 물음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술이 적잖이 들어간 사장님 눈에서 ‘이번만큼은 질 수 없다(?)’는 의지가 보였습니다. ‘내 패배감을 꿰뚫어 보셨던 걸까.’ 결국 술의 힘을 빌려 조심스레 입을 열었습니다. “명선 씨는 퇴사하고 왔어요? 무슨 일 하다 오신 거예요?” “뭐 그냥.. 언론사에서 잠깐 다녔었습니다.” “언론사요? 그러면 기자? PD? 아나운서?” 예상대로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술자리를 함께하던 다른 여행객들의 시선도 자연스레 제게로 쏠렸습니다. 솔직히 자랑스럽지 않은 제 지난 일을 밝히기 싫었습니다. 그렇다고 비밀로 붙이기에는 우스웠습니다. 말을 안 하자니 마음에 벽을 세우는 것 같았습니다. 잠깐의 망설임 끝에 이내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방송사에서 기자를 했습니다.” “어느 방송사요?” “그게.. 종편인데요..” 대충 얼버무릴까 하다가, 결국 꺼내기 싫었던 전 직장 이름을 내뱉었습니다. 애당초 대답을 꺼렸던 이유는 다니던 직장 이름을 밝히면 떠오르는 연상 이미지들을 제가 뛰어넘을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편파, 막말, 왜곡, 선정성 등 말입니다. 기자라는 직종은 다른 직업군과 달리 매체의 색채가 개별적 존재를 집어삼키곤 합니다.⋯
2019.12.23 -
1화. 모든 일은 이 사직서에서 시작됐다
함께 일한 10년 세월을 “일신상의 이유로 퇴사합니다”라는 짧은 말로 퉁치는 건 뭔가 허전했다. 2014년 12월 31일, <오마이뉴스>를 떠날 때 오연호⋯
2018.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