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공채였으나, 일부는 ‘사채’였다. 부모 찬스를 쓸 수 있는 아들 딸은 쉽게 은행원이 됐다.
카페, 도서관에서 밤샘하며 취업 준비? 그런 건, 부모 잘못 만난 청년들이나 하는 고생이다.
신한은행을 보자.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 이상구는 아들 이름 석자만 말했을 뿐인데, 은행장-부은행장-인사부장이 줄줄이 나서 점수를 조작했다. 그 아들, 지금도 신한은행에 다닌다.
정선희 영등포구의원 자녀 D 씨,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카 손자 E 씨 등도 비슷하다.
자고로 말이 길면 권위가 떨어지건만, 조문환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조금 길게 말했다.
“내 딸이 외국에서 공부하고 왔는데 왜 안 돼?”
부산은행은 부랴부랴 계획에 없던 영어 면접을 만들었다. 조 전 국회의원의 딸은 ‘불합격’에서 ‘합격’으로 바뀌었다. 지금도 잘 다닌다.
대구은행에서는 주요거래처인 구병원 이사 자녀를 부정 합격시키기 위해 가짜 보훈 번호를 만들어 보훈대상자 특채로 뽑았다. 이 사람도 지금 잘 다닌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도 비슷하다. 부모 잘 만난 청년의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켰다.
부모 잘 만난 청년들은 원래 그렇게 담대한 걸까? 위에 열거한 부정 입사자들, 은행권의 ‘정유라’는 지금도 무사히 출근하고 있다.
입시에서, 학교 생활에서 특혜를 받은 정유라는 하루아침에 ‘중졸’이 됐다. 고교와 대학이 부정했던 그의 입학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기회와 과정은 불공정했으나, 늦게나마 정의가 실현된 사례다.
은행권의 정유라, 이제 <셜록>이 어떻게든 정리하려 한다. 은행권의 공채가 동네 구멍가게 푼돈 계산만큼이라도 정확했으면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진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