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위에 아직도 ‘박근혜 대통령’을 외치다니..’
버스로 10분이면 갈 거리를 땀 흘리며 한참 걷다보니, 집회의 자유 존중보다 짜증이 먼저 일었다. 2년 전 여름의 일이다.
준비한 온수기로 믹스 커피를 타 마시면서 손녀 이야기를 하는 노인, 편의점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전국노래자랑> 보듯 단상 위 연설을 듣는 사람들… 뉴스에서 보던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을 그날 처음으로 가까이 봤다.
집회 무대에서는 “탄핵 무효” “박근혜 대통령” “문재인 퇴진” 등 오래된 구호가 이어졌다. ‘태극기 애국가수’라 소개하는 이들도 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김수희의 <남행열차>를 ‘탄핵열차’로, 아이돌그룹 걸스데이의 <여자 대통령>을 ’박근혜 대통령‘으로 바꿔 불렀다.
집회 참가자들은 “잘한다!“ “옳소!”를 연발하며 박수쳤다. 이들은 당황스럽게 개사된 노래를 ‘태극기 민중가요’라 불렀다. 무대 위의 가수는 태극기 부대에겐 ‘태극기 아이돌’이었다.
저 가수들은 누구고, 어떻게 무대에 서게 됐을까. 상대적으로 젊은 이들은 왜 태극기 부대가 됐을까. 이 기획은 이런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서로를 완벽히 이해할 순 없어도, 조금씩 알아가는 길에 이 기획이 보탬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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