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에서 국어를 가르친다고 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반응은 놀라움이다.

“아직도 우리나라에 공고가 있군요!”

그렇다. 산업화시절에 만들어져 산업역군을 배출했던 공업고등학교는 아직 대한민국 곳곳에 있다. 여러 직업계고교로 이름이 분화됐지만 ‘공고’는 여전히 존재한다.

외고, 과학고, 국제고, 자사고 등은 정권과 교육정책이 바뀔 때마다 ‘핫이슈’로 부상해 사람들에게 익숙하지만, 공고는 이제 낯선 존재가 됐다.

공고생들이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을 때도 있다. 실습(취업)에 나간 학생이 죽거나 다칠 때, 공고생들은 동정의 대상이 된다.

두 번째 반응은 걱정이다. 공고에서 일한다고 하면, 대개 이런 위로를 받는다.

“아이고, 힘 드시겠어요.”

공고생들은 수업에 집중하지 않아 가르치는 게 인문계 고교보다 어려울 것이란 인식에서 나오는 반응. 어쨌든 ‘공고 교사’는 사람들에게 특별하고도 뭔가 다른 반응을 불러온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교사인 내가 이런데, 아이들은 이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당하고 있을까?”

우리 사회에 존재하지만 좀처럼 사회에서 존중받지 못하는 우리 학교 아이들, 공고생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부모의 재력이 학력을 결정하는 한국에서 공고생들은 어떤 꿈과 희망, 좌절과 기쁨 속에서 살아가는지 이야기하고 싶다. 서로를 알아가면 이해의 지평이 넓어지고, 혐오와 차별의 마음은 작아질 거라 믿는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나에게 글 한 편당 원고료를 준다. 이 돈을 ‘셜록 장학금’으로 쌓아갈 생각이다. 우리 학교 아이들의 차비와 생활비로 쓸 생각이다. 우리 학교에는 성적보다 당장의 통학비를 걱정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에게 좋은 학교를 만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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